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술대기업들의 시가총액이 3거래일 만에 1조달러(약 1277조원) 이상 증발했다. 기술주들이 바닥을 모르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버 등 일부 기술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키우겠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시가총액이 큰 애플이 3거래일 만에 기업가치가 2200억달러 증발했다. 뒤이어 테슬라 199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890억달러, 아마존 1730억달러, 알파벳 1230억달러 등 시총이 크게 줄었다. 엔비디아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같은 기간 시총이 각각 850억달러, 700억달러 사라졌다.

CNBC는 지난 4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고 언급한 이후 기술주 폭락이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나스닥 지수는 3거래일 만에 1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기술주들이 지난해 11월 고점을 찍은 뒤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두고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에 고공행진했던 기술주들이 일시적 조정을 거치고 있다는 시각과 추가 하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술주의 악화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나 상장을 한 기술 기업들에게도 타격이 되고 있다. 이들 기업 53개를 분석해본 결과 3개를 제외한 50개 기술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미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 등은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다. CNBC는 "올해 4개월간 IPO 시장이 매말랐으며 2분기 중에는 주목할 만한 기술 관련 IPO는 없다"고 전했다.

시장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기술기업들은 비용을 감축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실적 발표 뒤 뉴욕과 보스톤에서 투자자들과 만났다면서 "시장이 큰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우리는 거기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효율이 낮은 마케팅과 인센티브 비용은 취소될 것"이라며 "우리는 고용을 특권으로 취급하고 언제, 어디에서 인력을 늘릴지에 대해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타플랫폼도 지난 4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중간급과 고위직에 대한 고용을 중단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말 "인력 부족 상태에서 초과 인력 상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면서 인력 채용에 대한 입장 변화를 예고했다. 또 최근 구독자 감소로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우려를 만든 넷플릭스는 일부 팀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으며 로빈후드는 정규직 직원 9%를 감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