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1320원선에서 하락하고 있다. 장 초반엔 1326.0원으로 연고점을 찍었으나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했다.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1322.2원)보다 1.2원 하락한 1320.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3.3원 상승한 1325.5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1326.0원까지 오르며 연 고점을 경신하는 듯 했으나 환율이 빠르게 미끄러지기 시작해 9시 16분께는 1319.7원까지 밀렸다.

환율은 하락보다는 상승 압력을 키울 만한 재료들이 많았다. 간밤 뉴욕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2%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주 위주로 주가가 폭락했다. 이에 따라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한 확률이 80%에서 60%대로 대폭 축소됐다.

위험회피 심리가 번지면서 국내 증시는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05% 하락한 2393.7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1.74% 떨어진 795.11에 거래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일 코스피 시장에서 97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550억원 가까이를 내다팔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시스템 붕괴 공포에 연준이 긴축 강도를 늦출 수 있다는 생각이 커지자 달러 강세 압력이 누그러든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9일(현지시간) 저녁 6시께 105.28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도 소폭 하락한 6.97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도 136엔대에서 약보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단에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면서 상승 압력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