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채한도 합의 소식에도 29일(현지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아래를 향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4포인트(0.12%) 하락한 460.87에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31.24포인트(0.20%) 내린 1만5952.73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5.37포인트(0.21%) 후퇴한 7303.81로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과 영국 금융시장이 각각 메모리얼데이 국경일과 스프링뱅크 홀리데이를 기념해 휴장한 탓에 전반적인 거래 분위기는 한산했고, 기술주와 은행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측과 부채한도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오는 31일 의회 추인 절차가 남은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경계감을 거두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합의 공동 성명에 대한 브리핑 자리에서 "미국인들에게 굿 뉴스"라면서 "(이번 합의로) 재앙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협은 덜어내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머니마켓 대표 수산나 스트리터는 "부채한도 합의에 대한 일종의 낙관론은 있지만 여전히 고집스러운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제 경착륙 우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유로존 경제에 미칠 영향 등으로 시장 포커스가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롬바드오디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새미 차르 역시 부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시장 관심은 6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로 이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르는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고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끈적하다"면서 "연준이 (동결보다는)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쪽으로 내러티브가 바뀌었고, 이는 일종의 시장 불안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이 31일 하원과 상원 통과를 낙관하지만 분명한 시장 반응은 미국과 영국 금융시장이 재개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