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PB) 수십개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존을 상대로 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소송이 임박하자 후폭풍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으로 일부 사업 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자체 의류 브랜드 30개 중 27개를 폐기하기로 했다. 회사가 재고를 모두 처리하면 아마존 이센셜·콜렉션·어웨어 3개 브랜드만 남긴다.

의류 외 정리되는 브랜드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 자체 가구 브랜드는 단계적으로 정리될 전망이며, 가정용품·IT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아마존 베이직스는 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 테디 아마존 PB 부사장은 "좋은 가격대에 고품질 상품을 제공하는 대형 PB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고객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철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자체적으로는 비용 절감 차원의 브랜드 정리라고 설명한 것이나, 시장에서는 ‘아마존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조만간 제기할 반독점 소송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했다. 칸 위원장은 아마존이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 독과점 지위를 확보한 후 점차 가격을 높이는 ‘약탈적 가격 정책’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어 아마존이 물류·클라우드·식료품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수직적 통합’에 나선 부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마존은 또 입점업체 정보를 이용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판매 플랫폼에서 자체 브랜드를 유리하게 배치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TC는 반독점 소송을 통해 아마존을 사업부문 별로 분할하는 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FTC는 제소 전 마지막 절차로 다음주 아마존 경영진에 소명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해 FTC에 자체 브랜드 사업 종료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의 자체 브랜드는 2020년 기준 45개, 상품 수는 24만3000개에 달한다. 다만 자체 브랜드 매출은 회사 전체의 1%에 그친다고 아마존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