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파생상품 거래시장에 외국계 선물업체 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제13차 정례회의에서 '알제이오브라이언리미티드 서울지점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안'을 의결했다.

미국 선물중개회사인 알제이오브라이언은 앞서 지난 4월 9일 금융위에 해외 장내파생상품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예비인가 승인 후 회사가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하면 금융위는 통상 1개월 이내 본인가를 결정한다. 심사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연내 국내 파생시장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1914년 설립된 알제이오브라이언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선물중개회사 중 하나로, 1919년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창립 회원으로 참여했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오브라이언 가문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고객 자산은 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다. 농산물 및 금상품 선물 시장에서 상위권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알제이오브라이언이 본인가를 취득하면, 지난해 2월 국내 파생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UOB선물에 이어 2번째 외국계 선물회사가 된다. 앞서 지난 2017년 3월 싱가포르 UOB는 금융위에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했고, 작년 1월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장내 파생상품 중개 가능 증권사·선물사는 50개사로, 이 중 국내 투자자에게 해외 장내파생상품을 중개하는 국내 증권사·선물사는 14개사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지난 2011년 시장 건전화 조치로 투기적 거래가 줄어든 반면,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하고 기관 및 개인 비중이 줄어드는 등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국내 장내파생상품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 113조5000억원에서 △2012년 87조9000억원 △2013년 75조원 △2014년 57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67조3000억원이다.

파생상품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 시장의 장내파생상품 거래종목수(국제파생상품협회(FIA) 기준)는 13개로, 미국(1215개), 영국(195개), 일본(93개), 홍콩 (45개) 등과 큰 차이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투자자별 불합리한 규제, 제도를 개선하고 시장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시장 자율성을 대폭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지난 5월 말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개인투자자 진입규제가 합리화되고, 시장수요에 따른 새로운 파생상품이 도입된다. 금융투자업자의 파생상품 신용위험거래 증거금은 해외 거래소 수준으로 낮아진다.

전문성이 부족한 증권사가 파생상품거래 주문을 다른 증권·선물사를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선물사는 파생상품전문 사모펀드 운용업 겸업이 허용된다. 외국인투자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거래축약서비스 등이 도입되고, 장내파생상품 상장규제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유기적 연계를 통한 혁신성장과 실물경제 지원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